자전거 탔다

2주 주말을 날씨가 안 좋다고 자전거를 못 탔다.

오늘은 멤버가 두 명이 추가됐다.

각각 코스는 다르지만, 여의도까지 모였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코스. 거리가 다들 비슷비슷하다.

난 안양을 출발해서 안양천을 타고 여의도 물빛광장까지 갔다가 거기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시 한강을 달려 반포대교 지나고 중랑천 접어들어서 집까지 오는 코스. 60킬로미터를 좀 넘는 코스다. 단 물빛광장에서 충분히 쉰다.

지난번 올해 첫 장거리와 코스는 동일한데, 오늘은 무척 힘들었다. 안양천을 달릴 때부터 무릎이 조금씩 아팠고, 기온도 지난번 라이딩 날의 이상고온에 비해 낮았고, 지난번 이상고온을 정상적인 것으로 착각한 나의 옷차림은 얇았고, 여의도에서 따뜻한 라면을 먹지 않고 빵조가리로 부실하게 점심을 먹었고, 중랑천의 바람은 중랑천 코스를 반도 오지 않았는데 거셌다. 한 10여킬로를 남겨놓고는 힘들다는 말을 입으로 소리내 중얼거리면서 아픈 무릎을 무리해서 돌여가며 돌아왔다.

지난 번 따뜻한 날의 라이딩은 여유로왔는데, 왜 이렇게나 힘들었을까? 지난 번에 무리하며 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걸 느끼고, 2-4단을 주로 타던 것을 2-3 단일 기어로 내내 달렸는데, 무릎은 왜 아팠을까? 날씨의 문제였을까? 영양의 문제였을까? (점심을 부실하게 먹었고, 돌아오는 길에 초코바를 안 챙겨먹었다.)

힘들었든 어찌됐든 즐거웠다. 아는 사람과 보조를 맞추어가면서 달리는 것도 즐거웠고, 가끔은 나란히 달리면 쓸데없는 날씨 이야기, 바람이야기 하는 것도 즐거웠다. 자전거가 잘 나가는 구간에서 고개를 돌려 한가롭게 고기잡는 하얀색 새들, 옹기종기 모여 물위에 떠 있는 새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봄인데 왜 갈색인지 모르겠는 천변의 키큰 풀들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웠다. 자전거 타는, 천길에서 파워워킹하는 이런 저런 사람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모르는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추월하면 괜히 쫓아가며 페달링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바람때문에 초죽음이 되었을 때 날 추월해준 MTB 아저씨 피 좀 빨다가, 내가 다시 추월했다가, 힘들면 다시 추월당해서 다시 피 빨다 하는 것도 즐거웠다. (마지막 것은 사실 즐겁다기 보다는, 그런 놀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난 퍼져서 도저히 집까지 못 왔을 거다. 이상하게 중얼거리면서 추월했다가 쫓아오다가 하던 하얀색 하이브리드에 당황했을 MTB 아저씨께 감사!)



덧글

  • 애쉬 2013/03/31 17:03 #

    무릎이 아프시면 피팅 점검을...
    무릎의 앞쪽이면 안장이 낮은 것이니 높여보시고
    무릎의 뒤쪽이면 안장이 높은 것이니 낮춰보세요

    무릎 통증의 경우 영양문제가 아니라 피팅이나 무거운 기어비 사용이 원인일 경우가 많습니다.

    페달링은 90~60 RPM(분당 회전수) 으로 회전수 느려지지 않게 페달링을 해주세요 무겁게 천천히 밟는 페달링은 인간의 무릎에도 자전거의 구동부에도 그리 좋은 페달링이 아닙니다.

    적절한 페달링으로 안전라이딩 즐거운라이딩 하시길...

    ※ 장거리 라이딩에서 선두를 바꿔가면서 바람을 교대로 찟어주며 달리는건 바람직한 라이딩입니다..... 만 피 빨리는거 의외로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나 추월 당하시면 혈압 빡빡 받는 분들도 계시니 분위기 봐서 즐기시길요 ㅎㅎㅎ
  • daewonyoon 2013/03/31 23:44 #

    댓글 감사.

    무릎통증 때문에 점점 가벼운 기어비로 낮춰 타고 있는데도 아팠네요. 안장이 지난해 타던 것 보다 좀 낮아진 듯 해서 조금 높였었는데, 그게 문제였을지도. 아니면 날씨 (낮은 온도와 바람 모두) 가 문제였을까란 생각도 해 보고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체육에는 소질이 없던 사람이, 자전거에 재미를 들려서 가끔씩 무리를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평일에는 하루 왕복 15분 정도의 거리 출퇴근이 전부. 회사에선 서있는 시간이 거의 없음.) 무엇보다 오래오래 탈려면 몸 조심 더 해야겠어요. (그런데 타고 오는 길이 되면 조금이라도 빨리 가겠다는 급한 마음이 생기네요.)

    MTB 아저씨랑은, 처음 제 생각은 그 구간 바람이 워낙 거셌거든요. 추월한 이 아저씨도 힘들테니 조금 피 빨다가 예의상 피 빨으라고 추월해서 앞서고 다시 힘들어지면 추월하는 거 다시 쫓아가고 하는 걸 두세번 했는데, 달리다가 생각해 보니 MTB아저씨 입장에서는 추월당하니까 씩씩거리고 쫓아와서 거우 추월했다가, 추월당하고 그렇게 느껴졌을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그 아저씨 덕에 마지막에 좀 더 열심히 달려서 왔네요. ㅎㅎ "피좀 빨겠습니다!" 한마디 던지고 빨걸 그랬나요.

    애쉬님도 안전하게 라이딩 하시길.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잇기고리

이글루스 백기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