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브 벡스터, 배정원 진지한척할때

중앙일보에 연세성문화센터 소장 배정원씨가 쓴 성칼럼을 읽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거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수준의 이야기었다. 조금 인용해 본다면 :


클리브 벡스터는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한 실험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그가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 남자의 침(타액)을 받아 뇌파검사기에 연결시킨 후 그를 몰래카메라를 설치해둔 방에 들여보낸다. 그 방에는 여자의 누드가 실린 잡지가 놓여 있다. 그 남자는 볼까 말까 망설인 뒤에 잡지를 집어 페이지를 넘긴다. 다른 방에 있는 그의 침에 연결된 뇌파검사기에는 미동이 전해지는데, 그가 누드 사진을 볼 때는 그 파동이 더욱 강렬해지다가 페이지를 넘기자 서서히 원위치로 돌아오곤 했다는 것이다. 그와 이미 분리된 침에서도 그의 뇌파가 흔들리는 것이 포착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실험이 발표되었고, 정말로 재현이 가능했던 확립된 과학적 사실인지가 궁금했다. 또 칼럼을 쓴 사람이 과연 과학적 훈련이 된 사람인지가 궁금했다. 무슨 대학교이름을 단 센터의 소장 씩이나 되었으니 의사나 간호사 정도는 되었을 텐데, 그렇담 과학논문을 직접 찾아서 확인을 해 본 것일까?

좀 찾아보니, 클리브 벡스터는 Cleve Backster 이었고, CIA에서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로 있었던 사람이며, 식물에 거짓말탐지기를 붙여서 반응을 살펴보면서 식물의 감정을 확인했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en wiki) 이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1975년에 세 과학자가 좀 더 정확한 검증실험을 통해, 의미없음이과라고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가 있으며, 미스버스터(MythBusters, 미시타파단)이란 TV프로그램에서도 실험을 해서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바가 있다고 한다. ( en wiki )

배정원씨는 간단한 구글검색도 해 보지 않고, 클리브 벡스터의 실험을 주요 일간지 칼럼에 인용한 것이다. 배정원씨가 소속으로 말하는 연세성문화센터의 홈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고, url이 www.baejw.com 인 "배정원"의 성문화센터란 곳만 찾을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배정원씨는 신문방송대학원을 졸업한 것으로 되어 있었으며, 의학이나 과학 쪽의 전문가임을 입증할 만한 학력사항은 아무것도 없었다. 경력만 보면 병원 홍보과에서 근무한 것을 계기로 성에 대한 강연(아니 무슨 자격으로!)을 하며 입지를 넓힌 것 같다.

단순한 약력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신문에 칼럼을 쓰는 정도라면 최소한 자신이 인용하는 것이 과학계에서 인정받는 사실인지, 아니면, 의사과학(도시미신)을 전파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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