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비평 | 조선] 다음 '아고라'는 토론없는 토론방 진지한척할때

조선일보가 인터넽과 인터넽 미디어에 대한 낙인찍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모든 기자에게 인터넽을 조금이라도 깍아내리기 할 수 있는 기사를 써내라고 하는 것 같다. 이런 거 보면 정말 아주 씨바랄라한 신문이다.

조선일보에 다음 '아고라'는 토론없는 토론방 이란 제목의 기사가 떴더라. 아주 뻘쓰러운 기사라 반론하기도 좋다.

기사는 알바를 등록하면, 그들의 글을 특별하게 표시하여 클릭을 방지하게 하는 "아고라웹"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행태를 들어, 이 소프트웨어의 사용이 반대의견을 묵살하는 비토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한다. (라고 쓰고 비난하고 낙인찍고 편견을 조장한다라고 읽는다.)

그런데, 아고라웹의 기능은 뉴스그룹 같은 곳에서 이미 일반화 되어 있는 기능을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적용시킨 것으로 보인다. 뉴스리더들에는 킬 파일(Kill file)이라 불리는 기능이 있어서, 토론과 관계없는 플레이밍(*)을 일삼는 이들을 킬 파일에 등록하여 그들의 포스팅을 무시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물론 킬 파일은 정규식을 이용하여 선별하기 때문에, 글쓴이 뿐 아니라, 제목, 내용에 대한 선별식도 만들어 걸러볼 수 있다.) 이 기능은 최소한 1989년 이전(*)에 나온 기능으로, 이 기능을 처음 도입한 rn 뉴스리더에 대한 위키백과의 설명에선 뉴스그룹의 발전에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쓰고 있다.

다음 아고라와 같이 모든 누리꾼이 제한없이 접근할 수 있는 유명한 중심적인 공간에는 인구밀도/포스팅밀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논의가 이루어지려면 잡음을 제거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 장치로서 아고라웹의 개발과 이용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또한 아고라웹에 적용하는 필터링 리스트가 개인적인 것인 이상, 그 리스트를 진보적인 사람들이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하여서 그것을 "남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는, 비토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필터링 리스트가 미덥지 않다면, 보수적인 논객들도 아고라웹을 이용하여 자기들의 필터링 리스트를 만들어 '다른 의견은 무시하려는' 진보들이 만드는 리스트와 경쟁하면서 활동하면 될 것이다.


  • '널 킬파일하겠다'란 뜻의 plonk (뿅!)란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이 1989년 11월 11일이다.
  • flaming : 토론이 격화되어 인신공격 등으로 치닫는 것을 만하며, 트롤(트롤어선 맞습니다!)은 토론이 아닌 플레이밍을 목적으로 도발하여 일으키며 즐기는 이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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